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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잠실 예수, 조금 이른 이별

by 문수호 기자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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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 예수' 켈리가 잠실을 떠나다


'잠실 예수', LG트윈스의 장수 외인, 케이시 켈리를 부르는 말이다.
긴 머리와 턱수염은 흡사 예수의 초상화를 연상해, 케이시 켈리에게 붙여진 별명이었다.
올해 재계약을 진행하게 되면서, 6년간 LG트윈스에서 뛰는 외인이 될 뻔했지만, 올 시즌 전반기 심각한 부진을 겪으며,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방출되었다.

올해는 지금까지의 성적과 다르게, 19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그 와중에도 이닝을 꽉꽉 채워주는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주며 팀 퍼스트를 외쳤다.
하지만 결국엔 지금 당장 우승이 필요한 LG트윈스에는 그러한 모습보다, 성적이 더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경기가 예고된 어제(7/20), 켈리는 선발투수로 등판하여 2와 2/3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이어갔지만, 야속하게도 3회 초, 잠실에 폭우가 쏟아지며, 결국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었다.

3회 초에 폭우가 쏟아지며 우천 중단이 되었을 때, 켈리는 경기가 재개될 거라는 마음으로 연습 투구를 이어갔다.
중단 1시간이 지난 후, 정비가 끝나는 대로 재진행하겠다는 심판의 말에 따라,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지만, 야속하게도 그라운드의 정비가 끝나기 직전에 바로 다시 폭우가 쏟아지며 노게임이 선언되었다.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며, 오늘 경기의 기록이 사라짐에 따라, 케이시 켈리는 KBO 통산 163경기 989와 1/3이닝,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로 LG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LG는 경기 취소 이후 바로 켈리를 위한 고별식을 진행하였다.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 동료들은 모두 켈리를 위하여 헹가래를 쳐주고, 고별식을 함께 보내주었다.

잠실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두산베어스의 팬들도 3루 원정석 쪽에서 켈리에게 박수를 보냈다.
KBO의 최고 외인이라고 불리던 선수의 마지막 길이라고 생각하니,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고별식 도중 켈리는 눈물을 흘렸다.
오랜 기간 몸담아왔던 팀에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료 외인 선수 오스틴 딘도 차마 켈리의 마지막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였다.
동료 선수 한명 한명과 진한 포옹을 하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켈리는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 절을 하며 KBO에서의, LG트윈스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마쳤다.
굳건히 LG트윈스의 1선발을 지켜오던 에이스의 마지막 길이었다.

켈리의 대체 선수로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우완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를 데려오면서, 후반기 왕좌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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